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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최대 불만은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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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운영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68회   작성일Date 23-05-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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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오전 10시. 제주대 아라캠퍼스 한 켠에 있는 1212㎡ 크기의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현대차(209,500원 ▲ 4,500 2.2%) 아이오닉 5 한 대가 롤러 위에서 제자리 달리기를 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익숙하게 봤던 다이나모 시스템이다. 일종의 측정 시험기로 내연기관차는 다이나모 위에서 엔진 출력, 토크 등을 성능을 측정한다.

    큰 엔진음과 매연을 내뿜은 내연기관과 다르게 전기차는 매우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험이 이어졌는데, 여러 센서가 보내오는 데이터가 차 앞 모니터에 표시되는 건 내연기관차와 비슷해 보였다. 모니터에는 연신 어지럽게 새로운 숫자들이 추가되고 있었다.

    강병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여기서는 전기차의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의 상태를 진단한다”며 “국내에 전기차 보급이 꽤 됐지만, 전기차 상태를 진단하는 기준은 없었고 이런 시험을 통해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표준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생산기술분야의 산업원천 기술개발과 실용화,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지원과 성과확산 등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89년 상공부 산하에 설립됐다. 이후 35년여간 국내 사업의 기술 지원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전국에 3개의 연구소와 7개의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데, 이날 방문한 제주본부는 전기차 특화지역인 제주답게 전기차 진단에 대한 기술 표준 등을 만드는 전기차진단기술센터가 들어서 있다.

    전기차의 고장발생은 모터가 39%로 가장 비중이 높고, 배터리가 27%로 그 다음을 잇는다. 그런데 모터 등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평가나 진단 기술은 현재 국내 정립이 돼 있지 않다. 때문에 전기차가 고장나면 수리비가 많이 들고, 제대로 된 기술 표준이 없어 아예 수리를 포기하는 일도 있다. 또 멀쩡한 전기차 부품에 대한 재사용이나, 재제조 부품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환경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전기차 보급 300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전기차 성능이나 연료효율, 주행거리 등에 대한 기술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현재 국내에선 정비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만족도 중 정비 부문은 60%로, 운행비 절감(98%), 배터리 성능(79%)보다 낮았다.

    KITECH이 제주에 전기차진단기술센터를 만든 건 이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고장과 관련한 데이터를 쌓고, 분석해 실증 기반의 분석 방법을 구축하고 있다. 그렇게 전기차 통합유지보수 플랫폼을 만들어 전기차 애프터마켓과 관련 후방산업을 지원하자는 게 센터의 목표다.

    현재까지 센터에 구축된 장비는 전기차 주행재현장비, 배터리 모듈·팩 성능평가 시스템, 실주행 전기차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내폭형 환경 챔버, 안전성 및 신뢰성 평가 장비 등 29종에 달한다.

    이들 진단장비로 전기차 모터와 배터리, 전력변환 장치 등 주요 전장품에 대한 생애주기 특성을 살핀다. 그리고 이들 부품에서 생길 수 있는 고장 DB를 수집 중이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전기차 진단과 고장예지·건전성 관리기술(PHM·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기술 개발에 활용된다.

    이같은 진단 기술은 자동차 선진국에서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 보급에 초점을 맞췄던 탓이다. 홍영선 전기차진단기술센터장은 “실차와 부품의 성능평가와 진단을 위한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 데이터가 쌓인 게 2.5TB 규모고, 내년에는 5TB 정도의 데이터가 쌓일 것으로 보인다. 얼핏 보면 데이터 양이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행데이터 분석용으로는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다.

    이런 진단 기술 개발의 성과가 드러난 부분도 있다. 아이오닉 5에서 배터리 불량을 차 자체 진단으로 잡아내지 못한 사례를 발견한 것이다. 센터는 이 실험 결과를 현대차에 제안해 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강병수 연구원은 “아이오닉 5 배터리 셀의 일부를 노후 셀로 교체하고, 다이나모 실험을 진행한 결과 주행거리가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 배터리 밸런싱이 깨진 것”이라며 “배터리 밸런싱이 깨지면 과충전, 과방전이 일어나 전기차 화재 위험도가 올라간다. 그러나 실험을 진행한 아이오닉 5는 이런 배터리 밸런싱 이상을 자체적으로 진단해내지 못했고, 이런 부분에 대한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대차 측에 알렸다”고 말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에 대한 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전기차 전문 정비 기술 서비스에 대한 표준 등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전기차 부품업체가 최적화된 부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택시나 렌터카 등 전기차 관리 서비스가 필요한 업체에는 대규모 전기차 관리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으며, 완성차 업체에는 애프터서비스 및 부품 최적화를 지원한다.

    홍영선 센터장은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전기차에 대한 각종 검사, 진단·정비, 수명예측 및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센터가 확보한 전기차 생애주기 DB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전기차 주요 부품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등 미래차 산업 구조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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