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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의 덫’에 스톱! 하이브리드 ‘조용한 질주’ [스페셜리포트]

  • 배준희, 나건웅 기자
  • 입력 : 2023.09.01 16:02:02
  • 최종수정 : 2023.09.08 17:09:09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 딜러숍에서는 자동차 제조 업체가 정한 권장소비자가격(MSRP)으로만 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차량 딜러들은 시장 수요 공급에 따라 인기 차종에 대해 ‘마크업(Mark-up·가격 인상)’이라는 추가 마진을 얹는다. 마크업은 소비자 가격에 더해지는 ‘웃돈’으로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보면 된다.

올 들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상당 부분 완화하면서 웃돈이 붙는 브랜드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럼에도 웃돈이 붙는 브랜드와 모델은 존재한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에드먼즈닷컴 등에 따르면 기아는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완성차 브랜드 중 랜드로버에 이어 두 번째로 웃돈이 많이 붙은 브랜드다. 에드먼즈닷컴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에 따르면, 기아는 평균적으로 약 873달러(약 117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미국 법인 주재원 A씨는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구입 대란이 완화하면서 전체적으로 마크업은 사라진 분위기”라며 “그럼에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처럼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모델은 지금도 많게는 1000~2000달러가량 마크업이 붙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숨 가쁜 성장 가도를 달렸던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품질이 검증된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자동차 시장에서 진짜 ‘캐시플로(현금흐름·돈이 되는 주력 사업)’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하이브리드차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 평가다. 하이브리드의 ‘조용한 역습’이다.



불티나게 팔리는 하이브리드

현대차그룹 내수 100만대 돌파

하이브리드차는 두 가지 이상 구동 장치를 가진 자동차를 의미한다. 휘발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면서 전기 모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연비를 높인다. 하이브리드는 크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두 종류로 나뉜다. PHEV는 전기차에 더 가까운 하이브리드로 보면 된다.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전년보다 19% 성장한 2718억달러(약 360조54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업체는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을 7%로 예상했다. 2030년이면 시장 규모가 4439억1000만달러(약 589조원) 규모로 커진다.

이런 추세는 여러 내수 시장 관련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첫 하이브리드차를 내놓은 2009년부터 올 7월까지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내수 누적 판매량은 99만7469대였다. 아직 8월 판매량 집계가 진행 중이지만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월평균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2만2000대 수준인 것에 비춰 이미 100만대를 돌파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차·기아는 2009년 아반떼와 포르테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첫해 6312대로 출발한 판매량은 2015년 누적 1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 20만대, 2018년 30만대를 돌파했다. 2020년 12만7995대로 연간 10만대 고지에 안착해 누적 50만대를 달성했다. 50만대에 도달하기까지 11년이 걸렸으나, 50만대를 더 팔기까지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은 올 들어서도 뚜렷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국내 신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연료별 등록 신차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항목이 하이브리드(26%)였다. 현대차·기아 역시 올 1~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7만5315대)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했지만 하이브리드차(15만5359대)는 44%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다. 그랜저는 2013년 12월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 선보인 이후 올 7월까지 22만8515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131만8680대. 5대 중 약 1대가 그랜저 하이브리드라는 의미다. 올 4월부터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을 앞질러 ‘대세’로 자리를 굳혔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도 하이브리드 확산에 기여했다. 친환경 전용 차종인 기아의 소형 SUV 니로는 2016년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매년 2만대가량 팔렸다. 올 7월까지 누적 판매량 14만181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은 2위다.

눈에 띄는 현상은 또 있다. 전기차 전환이 가장 늦다고 평가받는 일본 토요타가 여전히 세계 자동차 시장 1위라는 점이다. 토요타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올해까지 4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에 올랐다. 토요타의 전기차 판매량이 사실상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는 점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기차를 거의 팔지 않고도 토요타가 1위를 질주하자 이를 바라보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다. 사진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다. 사진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캐즘’ 덫 갇힌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요 견인

하이브리드카가 잘 팔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공급 측면 요인이다. 완성차 회사의 진짜 속내는 ‘전기차로의 가파른 전환이 달갑지 않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전동화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산업 조류의 변화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속도 조절을 거쳐 외부 변화에 대한 완충 역량을 키워두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모빌리티는 내연기관이 거의 필요 없다. 가파른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완성차업계의 헤게모니는 이미 배터리 업체나 IT 기업에 상당 부분 빼앗겼다. 내연기관 중심 부품 생태계(밸류체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도 모빌리티로의 가파른 패러다임 전환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기류는 전체 산업에서 자동차 의존도가 큰 국가일수록 두드러진다. 최근 미국 ‘빅3’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포드의 짐 팔리 CEO(최고경영자)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앞으로 더 많은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2026년까지 연 200만대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전동화 전환을 서둘러왔다. 그런 포드가 하이브리드를 더 많이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업계에선 포드의 전동화 속도 조절로 해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모빌리티는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향후 5년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28년 미국 내 신차 판매의 24%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종주국 독일에서는 세계 최고의 내연기관차 제조 기술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은 여전히 내연기관에 전기 모터를 더해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전기 모터가 보조 역할을 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를 주력 모델로 선보인다.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내 신차 판매 중 하이브리드차량 비중은 24%로 집계됐다.

수요 측면 요인도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격, 배터리 화재, 충전 인프라 이슈 등으로 주춤하자 관망하던 소비자들이 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점찍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보조금 축소·폐지와 여전히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로 당분간 전기차 시장이 ‘캐즘(주류로 확대되기 전 단절 구간)’의 덫에 갇힐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 업체 모터인테리전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55만7330대로, 1년 전보다 50% 늘었지만 증가율은 곤두박질쳤다. 중국 역시 올 상반기 기준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2% 늘었지만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기술적 이슈가 많다 보니 살 만한 사람은 다 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차량인 데다 주행 연비도 뛰어나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눈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수입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양분한 모양새다. 사진 왼쪽은 렉서스 ES300h, 오른쪽은 벤츠 E350 4MATIC. (각 사 제공)

수입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양분한 모양새다. 사진 왼쪽은 렉서스 ES300h, 오른쪽은 벤츠 E350 4MATIC. (각 사 제공)



국산 하이브리드카 최강자는

그랜저·쏘렌토 ‘빅2’에 르노도 참전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이 지속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경쟁도 치열하다.

내수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올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비중은 73%에 달한다. 이는 수입차와 특수차를 모두 포함한 비중이다.

선봉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새로 내놓은 7세대 신형 그랜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날이 갈수록 일반형보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더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 올해 1월만 해도 일반형 그랜저 판매(5407대)가 하이브리드(3711대)보다 많았지만 6월에는 일반형 4012대, 하이브리드 7516대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 중 처음으로 1.6ℓ 엔진을 탑재했다. 그동안은 2.4ℓ 엔진을 써왔다. 사이즈는 작아졌는데 파워는 그 이상이다.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f·m의 성능에, 44.2㎾ 힘을 내는 전기 모터 출력을 더하면 230마력에 달한다. 복합 연비는 ℓ당 18㎞다.

그랜저 성과에 힘입어 현대차는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계속 확장해갈 방침이다. 최근 현대차는 2025년 그랜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기로 했다. 1986년 그랜저 출시 이래 첫 PHEV 모델이다. 전기차처럼 직접 충전 가능한 차량으로, 아직 세부 스펙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기존 PHEV보다 동력 성능과 연료 효율을 크게 개선한 2세대 시스템을 탑재한다. 2025년 선보일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2세대 완전변경 모델(LX3)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경형 SUV 캐스퍼와 소형 SUV 베뉴를 제외한 모든 승용 내연기관차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뿐 아니다. 기아 하이브리드도 힘을 내는 중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 뒤를 이어, 올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 2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기아 차종이다. 쏘렌토(2만3496대), 스포티지(1만6030대), K8(1만5999대)이 주인공이다.

‘국민 SUV’ 별명을 갖고 있는 쏘렌토도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월 선보인 신차급 부분변경 ‘더 뉴 쏘렌토’는 2.5ℓ 가솔린 터보, 2.2 디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세 개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됐는데, 거의 대부분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호한다는 후문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4000만원대로, 연비와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기아 준중형 SUV 판매 1위 스포티지가 30주년을 기념해 올 7월 선보인 ‘더 2024 스포티지’도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완성차 중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판매하는 곳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유일하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는 1300대로 당장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르노코리아 대표 주자다. 두 개 전기 모터를 적극 활용해 엔진 작동을 최대한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다른 하이브리드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내연기관 엔진을 대신하는 ‘구동 전기 모터(36㎾/205Nm)’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보조 모터(15㎾/50Nm)’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이다. 덕분에 100% 전기차 모드 선택이 가능한 EV 모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감속과 함께 배터리가 충전되는 B-모드 등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모델로 평가받는다.

르노코리아는 앞으로도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도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회사 길리(지리)그룹과 함께 내년 선보일 중형 SUV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2025년에도 중대형급 하이브리드 신차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KG모빌리티’ 역시 하이브리드 생산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 2개사와 함께 EMS(엔진 제어) 개발과 엔진 CKD(반조립 제품) 국산화 등에 하이브리드 생산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G모빌리티가 강점을 갖고 있는 픽업트럭 등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 없는 차종으로 틈새를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2025년 토레스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작으로 코란도 후신인 ‘KR10’, 전기 픽업트럭 ‘O100’, 대형 전기 SUV ‘F100’ 등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다.



수입 하이브리드 현주소는

ES300h 앞세운 토요타 ‘맹주’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토요타다. 하이브리드가 그야말로 주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토요타와 렉서스가 기록한 국내 판매량은 1만2638대. 그중 하이브리드와 PHEV가 1만2452대에 달한다. 전체 98.5%가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하이브리드 호조에 힘입어 같은 기간 토요타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 모든 수입차 완성 브랜드 중 가장 가파른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모든 수입 하이브리드 모델 중 ‘렉서스 ES300h’ 판매가 가장 많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만 5033대가 팔렸다. 2위 ‘벤츠 E350 4MATIC 하이브리드(4178대)’와 차이가 꽤 난다. 올해 팔린 전체 수입 하이브리드차 10대 중 4대가 ES300h다.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지 10년 넘는 기간 동안, 정숙성과 효율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강남 사모님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노재팬’ 분위기가 사그라든 데다 최근 하이브리드 인기가 확산되며 여전히 많은 소비자 선택을 받고 있다.

토요타에 ES300h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 NX 하이브리드도 인기다. 올해만 1200대 가까이 팔린 ‘NX350h’와 PHEV 모델인 ‘NX450h+(669대)’가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토요타가 올해 국내에 선보인 크로스오버 SUV ‘라브4 PHEV’와 ‘크라운 크로스오버’, 준대형 SUV ‘하이랜더’에 이르기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넓혀가는 중이다.

브랜드 전체 판매 대수로 비교하면 벤츠가 토요타를 훌쩍 앞선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하이브리드차만 국내에서 2만대 넘게 팔았다. 전체 판매 1위 타이틀은 BMW에 내줬지만 하이브리드 시장에선 벤츠가 선두 주자다. BMW 하이브리드 판매는 같은 기간 7000대에 못 미쳤다.

무엇보다 넓은 선택지가 강점이다.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카 2위를 달리고 있는 ‘E350 4MATIC(4178대)’을 필두로 ‘C300 4MATIC(2601대)’과 벤츠 최상위 세단인 ‘S500 4MATIC(2081대)’, 준대형 SUV ‘GLE 450 4MATIC(1384대)’ 등 하이브리드 판매 1000대가 넘는 모델만 6종에 이른다.

특히 최근 판매가 시작된 GLE 4세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벤츠 GLE’가 기대를 모은다. 전기 구동화 엔진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높은 효율성과 파워를 자랑한다.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함께 적용돼 최대 15㎾·200Nm이라는 추가 전기 출력과 토크를 지원, 최대 출력 381마력과 500Nm 토크를 자랑한다.

BMW도 뒤질세라 하이브리드 개발에 속도를 낸다. 고성능차를 중심으로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올 6월 모습을 드러낸 BMW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 PHEV 모델인 ‘뉴 750e xDrive’는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197마력 전기 모터가 결합된 덕분에 최고 출력 489마력, 제로백 4.8초라는 성능을 발휘한다. 올 3월 공개한 고성능 브랜드 M 라인업 최초 PHEV 모델 ‘뉴 XM’ 역시 8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X5 M 컴페티션’과 ‘X6 M 컴페티션’으로 구성됐는데 최고 출력 625마력, 최대 토크는 76.5㎏·m를 발휘한다. 올 하반기 수입차 최대어로 꼽히는 BMW 신형 5시리즈에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신형 BMW 엔진이 탑재된다.

이 밖에 수입차 3위 아우디는 최근 4도어 쿠페 모델인 A7 최초 PHEV 모델을 선보였다. XC60, XC90, S90 등 인기 차종 3개를 모두 PHEV 모델로 국내 판매 중인 볼보 역시 하이브리드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의지를 다진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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